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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정보 미국은 왜 HEMI 엔진에 열광하는가? (Feat. 헬켓)
작성자 로드마인 조회 3,683회 작성일 20-01-15 12:11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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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제조사들이 엔진 다운사이징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점점 더 강화되는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거의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죠.
아예 하이브리드나 전기차로 넘어가지 않는 한,
내연기관 자동차들은 이제 배기량을 낮춰야만 소비자들에게 차를 판매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외적으로 미국에서는 아직까지도 고배기량 차량들이 꿋꿋하게 생존하고 있습니다.
지리적 특성과 주행 환경을 고려해보면 고배기량 자동차들이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죠.
오늘은 그 중에서도 오랜 시간동안 미국 자동차 매니아들에게 찬사를 받고 있는
크라이슬러의 HEMI 엔진에 대해서 살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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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MI (Hemispherical)

사람들이 헤미, 헤미하는데 헤미가 무슨 뜻인걸까요?
생각보다 심플한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헤미의 '헤미'는 Hemispherical (반구형)의 약자입니다.
말 그대로 반만 원형이다~ 이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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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MI 엔진 헤드 모습) 



위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HEMI 엔진은 실린더 헤드 내부가 반구형으로 오목하게 파여있습니다.
엔진이 가동되면 매우 뜨거운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엔진 내부에서 열 관리를 효율적으로 하는 것은
모든 제조사의 숙제이자 차량의 퍼포먼스와도 깊은 연관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구형 연소실을 갖춘 헤미 엔진은 헤드에서 발생하는 열 손실을 줄이고, 노킹 현상을 최소화하여
엔진 효율을 높인 것이 특징입니다.

이러한 구조는 항공기에서 먼저 채택한 기술이라고 하는데요
정말 자동차 산업은 항공우주산업의 축소판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모노코크 프레임' (유니바디) 역시 항공기의 골격에서 따온 것이고,
터보차저 엔진 역시 공기가 희박한 상공에서 과급 효율을 높이기 위해 사용되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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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형의 비브라늄 방패) 



세상에는 반구형 물질이 참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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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이슬러의 헤미엔진은 닷지 램 픽업트럭, 크라이슬러 300c, 닷지 듀랑고, 차저, 챌린저 등등
다양한 모델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6.4L V8 헤미엔진과 6.2L V8 헤미엔진은 동일한 블록을 가지고 있지만
6.2L V8 엔진에는 슈퍼차저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18년도에 출시되었던 챌린저 Demon의 경우 6.2L V8 슈퍼차저 엔진으로 
무려 808마력, 99.1 kg.m 토크를 쏟아냅니다.
사실인지는 모르겠으나 제조사가 최대 토크를 더 끌어올릴 수 있었지만 변속기 보호를 위해 자제했다는? 
소름끼치는 썰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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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헤미엔진은 다양한 차종에서 뛰어난 적응력을 보이며 기술력을 인정받았습니다.
미국에 헤미엔진이 있다면, 유럽에는 BMW 실크식스, 아시아에는 세타엔진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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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S (Multi-Displacement System)

헤미엔진이 칭찬 받는 이유가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다중 변위 시스템(MDS)' 라고 불리는 가변 실린더 장치입니다.

고배기량 엔진을 사용하면 폭발적인 퍼포먼스를 얻어 낼 수 있지만 
연비 효율은 자연스럽게 배제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크라이슬러는 이 딜레마를 MDS 시스템을 통해 극복했습니다.

높은 배기량과 힘이 필요한 주행 조건에서는 8개의 실린더에 모두 연료를 공급하여 폭발적인 힘을 끌어내고,
폭발력이 필요하지 않은 항속 주행 시에는 4개의 실린더에만 연료를 공급하여 연비 효율을 극대화시킨 것입니다.

캐딜락 AFM(Active Fuel Management), 혼다 VCM(Variable Cylinder Management) 등등
명칭은 모두 다르지만 많은 제조사에서 동일한 기술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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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켓(Hellcat)

크라이슬러의 '명 엔진' 이라고 할 수 있는 헤미엔진을 설명하다보니 헬켓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헬켓이 지옥과 관련된 이름이라는 것은 알겠는데 더 심오한 히스토리가 궁금해서 찾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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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먼 사의 F6F 헬켓) 



위에 보시는 귀여운 비행기가 바로 챌린저/차저 헬켓의 조상님 뻘되는 모델 되시겠습니다.
그루먼 사의 F6F 헬켓이라는 전투기로, 
태평양 전쟁 당시 수 많은 일본군 전투기를 격추시킨 장본인이라고 합니다.
지금보니 귀엽죠, 그 당시 일본군에게는 정말 지옥에서 온 저승사자처럼 보였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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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HEMI 엔진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알고 타면 더 재밌는게 자동차입니다~
국제적인 환경 문제로 인해 언젠가는 HEMI 엔진도 다운사이징 될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까지는 머슬카 매니아들에게 사랑 받을만한 이유가 충분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로드마인 헨리였습니다!